주목해야 할 지역 승부 첫 잣대 버지니아 오전9시 윤곽
오바마 압승 여부 공화당 텃밭 남부-서남부 표심이 관건
승패 결정 언제쯤 당락 드러나면 패자 승복연설로 확정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 여부를 놓고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4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선거 전날인 3일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포인트에 주목해 개표 결과를 바라보면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흥미진진하게 관전할 수 있다.
▽최종 투표율과 선거결과=젊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오바마 후보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표하느냐가 투표율과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투표율이 높아지고 오바마 후보가 크게 이길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이제 승산이 없다’는 생각에 투표를 포기하려는 매케인 후보의 일부 지지자도 투표율과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바마 후보가 높은 투표율 속에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 뉴욕, 미시간, 뉴저지 주뿐 아니라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주 등 경합이 치열한 지역에서도 승리한다면 압승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조지아, 노스다코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등 공화당 강세지역 가운데 일부까지 차지한다면 대통령 당선 이후 행보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후보가 이들 지역에서 승리한다면 남부와 서남부 지역이 공화당의 텃밭이라는 인식도 깨진다.
▽이곳에 주목하라=미국 동부 시간으로 4일 오후 7시(한국 시간 5일 오전 9시·이하 한국 시간)경 가장 먼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버지니아, 인디애나 주의 출구조사 결과는 승부의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이들 지역에서 이긴다면 당선될 확률이 높다는 견해가 많다. 반대로 매케인 후보가 이긴다면 최종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펜실베이니아 주는 여론조사에서 표심을 숨기고 있다가 백인에게 몰표를 던지는 ‘브래들리 효과’가 이번 선거에서도 나타날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매케인 후보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5%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패자 승복 및 당선자 승리 선언=당선자의 윤곽은 5일 오전 11시경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승자가 확정되면 패자는 관례적으로 승자에게 축하 전화를 한 뒤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게 된다. 언제, 어떤 형식으로 승복 선언을 하고 화합의 메시지를 보낼지가 관심사다.
반대로 당선자는 승리 선언을 하게 된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초당적인 협력과 국가적 단합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를 담은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