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여피’ 엘리트들이 뜬다

  • 입력 2008년 11월 8일 03시 01분


하버드 클럽-워싱턴 커넥션-시카고 사단

자금모금-자문역 등 맡아 오랫동안 친분

차기 인선 맞물려 ‘실세 그룹’으로 부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와 백악관 참모 인선에 본격 착수하면서 ‘블랙 파워 돌풍’이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보도했다.

흑인으로서 요직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이들은 대부분 ‘블랙 여피(black yuppie)’로 불릴 만한 인물이다. 흑인이면서 여피족의 특징인 △대도시(워싱턴, 시카고 등) 생활 △명문대 출신 △고소득 전문직 엘리트 등의 조건을 갖춘 이들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당선인의 인맥은 대체로 △오바마 당선인이 상원의원으로서 인연을 맺은 행정부와 의회 출신 인사들인 ‘워싱턴 커넥션’ △그가 졸업한 하버드 로스쿨 출신인 ‘하버드 클럽’ △그의 정치적 연고지 시카고에서 인연을 맺은 인사들인 ‘시카고 사단’ 등으로 분류된다.

이들 세 그룹의 ‘오바마 사람들’ 가운데 대표적인 블랙 여피로는 밸러리 재릿 정권인수위 공동위원장이 우선 꼽힌다. 그는 오바마 당선인 부부와 시카고에서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 온 시카고 사단의 일원이다.

시카고 사단 내 블랙 여피로 주목받는 또 다른 인사로는 오바마 당선인과 절친한 사업가 존 로저스 씨와 부동산 투자가 마틴 네스비트 씨 등이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재산을 내세워 오바마 당선인의 선거자금 마련을 돕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차기 정권의 요직 인사로 물망에 오른 하버드 클럽의 흑인들은 아서 데이비스 민주당 하원의원과 찰스 오글트리, 데이비드 윌킨스 하버드 로스쿨 교수 등이 꼽힌다. 오바마 당선인의 동창인 데이비스 의원은 새 행정부 법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400명 규모의 하버드 로스쿨 흑인 동문회를 조직했던 윌킨스 교수는 인맥을 동원해 오바마 후보 선거자금 모금에 참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버드 로스쿨이 1968년 이래 매년 흑인 학생 30∼40명을 입학시켜 법조계 흑인 엘리트의 산실이 됐다고 전했다.

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활약한 에릭 홀더 전 법무차관, 수전 라이스 전 국무부 차관보는 워싱턴 커넥션의 블랙 파워 그룹에 속한다. 홀더 전 차관은 법무장관, 라이스 전 차관보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워싱턴의 진보 성향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의 카산드라 버츠 부소장은 오바마 당선인 선거진영에서 국내정책 자문역을 맡았다.

흑인이 아닌 오바마 사람들로는 존 포데스타, 피터 라우스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데이비드 액설로드 수석전략가,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 척 헤이글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차기 행정부의 요직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의 선거캠프 내부에선 클린턴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자주 요직 후보로 거론되면서 ‘클린턴 3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벌써부터 인선을 둘러싼 대립과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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