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바꿨다” 자신감… 오바마 e메일로 ‘당선사례’
버락 오바마 당선인은 4일 시카고 그랜트파크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러 가기 전에 먼저 온라인에서 젊은 지지자들에게 ‘당선사례’를 했다.
그는 이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먼저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었다.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그의 승리에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으로 무장한 젊은층의 열광적인 참여가 한몫을 했다. 기성정치에 대한 혐오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참여와 소통, 통합과 열정으로 풀어냈다.
9일 뉴욕타임스는 ‘검은 혁명’을 이뤄낸 이들 18∼29세의 젊은층을 오바마 당선인의 이름 첫 알파벳을 따 ‘O세대(Generation O)’라고 명명했다.
O세대는 이번 대선에서 1972년 이래 가장 많이 투표장으로 향했다. 2004년 대선의 1940만 명보다 크게 늘어난 2160∼2390만 명이 한 표를 행사했고 그중 66%가 오바마 당선인을 선택했다. 선거 과정에서도 수백 개의 오바마 지지단체를 만들고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등 열성적으로 임했다.
O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 한다는 점.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의 운영방식대로 친밀함과 대화, 합의, 투명성, 팀워크, 능력주의를 최우선 가치에 둔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운영도 이 같은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해 자신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일에는 열성적으로 참여한다는 것도 특징. ‘트로피키즈-밀레니엄세대’의 저자 로널드 앨섭 씨는 “어릴 때부터 ‘너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격려 받으며 자랐고 정보기술(IT)로 20대 젊은이가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되는 것을 자주 봐 자신감이 넘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의 참여와 열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열광이 시들해지고 오바마 행정부가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히는 것을 보면 기대가 실망으로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것. 앨섭 씨는 “‘우리가 세상을 바꿨다’는 생각을 가진 ‘O세대’가 현실정치에서 다시 객체로 전락하게 되면 실망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