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책에 담긴 내용 거의 그대로 주요과제 채택
○ 대체에너지 개발 석유사용 절반으로
○ 중산층에 대한 세금상한제 도입해야
○ 기업 복지지원 줄여 의보개혁에 충당
○ 재해-테러대비 시민교육 의무화 필요
새로 출범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첫 백악관비서실장 내정자인 람 이매뉴얼 하원의원의 저서 ‘더 플랜: 미국을 위한 큰 생각(The Plan: Big Ideas for America·사진)’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06년 출간된 이 책은 이매뉴얼 의원이 2000,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에 내리 패한 민주당의 부활을 꿈꾸며 브루스 리드 민주당리더십회의(DLC) 의장과 함께 쓴 일종의 집권책략서. 이매뉴얼 의원은 스스로 이 책을 ‘신(新)사회계약론’으로 명명했다.
전반부는 민주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았던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후반부에서는 민주당 집권 시 펼쳐 나갈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실제로 오바마 당선인은 이매뉴얼 의원이 이 책에서 제시한 비전을 거의 그대로 차기 행정부가 추진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에 대한 봉사’를 강조한 대목.
정권인수팀의 공식 웹사이트(www.change.gov)는 “오바마 행정부는 평화봉사단과 같은 프로그램을 확대해 학교봉사단, 의료봉사단, 청정에너지봉사단 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에게 국가에 대한 봉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이매뉴얼 의원이 “민주당 집권 시 새롭게 건설할 미국의 출발점은 바로 당신”이라며 “18∼25세 미국인은 3개월간의 의무교육을 통해 자연재해나 전염병, 테러공격 등을 당했을 때 시민으로서 해야 할 책무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산층에 대한 감세정책도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 “세금은 부자를 더 부자가 되게 해서는 안 되며 중산층의 근로의욕을 꺾는 수단이 돼서는 더더욱 안 된다”며 “중산층에 대한 세금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매뉴얼 의원은 기업에 대한 복지지원 혜택을 줄여 의료보험 개혁 등에 충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대목도 있다. 그는 “석유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미국에 위해(危害)를 가하려는 집단이 둥지를 틀고 있는 지역(중동)을 살찌우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