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욕타임스’…“이라크전 종결” 주요도시에 뿌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14일 03시 00분



제작진들 “오바마에 메시지 전달”

13일 워싱턴과 뉴욕, 시카고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2009년 7월 4일자’ 뉴욕타임스가 무료로 대량 배포됐다.

제호를 비롯해 편집이 뉴욕타임스를 꼭 빼닮은 14페이지의 이 가짜 뉴욕타임스는 1면을 이라크전쟁의 종전(終戰) 기사로 장식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국가반역죄로 기소됐으며 △미국에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됐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 밖에도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이라크전쟁 전에 이미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WMD)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한 내용의 기사도 실렸다.

신문 1면에는 ‘보도할 가치가 있는 모든 뉴스를 다룬다’는 뉴욕타임스의 사시(社是)를 흉내 낸 ‘우리가 원하는 모든 뉴스를 다룬다’는 모토도 실렸다.

이 신문을 제작해 배포한 ‘예스맨들(the Yes Men)’은 진보 성향의 다양한 구성원들로 만들어진 문화 창작집단으로서 익명을 요구한 진짜 뉴욕타임스 기자 3명도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스맨들 측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 왜 우리가 표를 던졌는지 알려주고자 했다”고 가짜 신문 발행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6개월 전부터 가짜 뉴욕타임스 발간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으며 온라인을 통해 자원봉사자 1000명을 모집하고 총 120만 부 발행에 필요한 모금운동을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타임스 측은 이날 “관련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히면서도 “미안하지만 뉴욕타임스는 공짜 신문이 아니다”라는 농담을 던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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