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MD 안보에 도움 안돼” 사르코지, 美방어 계획에 반기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기존 러 입장 옹호 파장

미국과 러시아가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기지를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의 MD 계획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EU 순회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4일 니스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EU-러시아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에 MD 기지를 설치하려는 계획은 상황을 더 어렵게 할 뿐 유럽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6, 7월경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 개최를 제안하면서 그전까지는 MD와 관련된 논의를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전 세계적인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어느 국가든 유럽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일방적인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사르코지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했다.

EU가 MD 문제와 관련해 일단 러시아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국제사회의 이목이 향후 EU의 행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아니라 중동의 위협으로부터 동맹국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지역에 MD 기지를 세우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 대선 직후인 5일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한 러시아 서부 칼리닌그라드에 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해 양국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조성됐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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