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탈출위해 초당적 협력” 오바마-매케인 두손 잡았다

  • 입력 2008년 11월 19일 02시 59분


마지막 TV토론 후 첫 회동

미국 대통령 선거의 맞수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17일 만났다.

지난달 15일 마지막 TV토론 이후 한 달여 만에 시카고의 오바마 당선인 정권인수팀 사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밝은 표정으로 초당적 협력 의지를 과시했다.

두 사람은 회동 후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금 같은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단합을 이끌어 내고 워싱턴 정가에 변화를 가져올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확신한다”며 “개혁을 통해 정부의 낭비적 요소와 당파적 이해를 타파해 정부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날 만남은 대외 과시용 이벤트 성격이 짙다.

하지만 선거 당일 밤 매케인 후보의 흔쾌한 패배 인정과 오바마 후보의 화합에 대한 의지표명, 그리고 미국 사회가 당면한 절체절명의 위기는 두 지도자의 만남이 실질적인 초당적 협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실제로 오바마 당선인은 개혁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매케인 의원의 도움이 필요하고, 대선 재수가 불가능한 매케인 의원 역시 ‘국가 우선’을 강조했던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위해서는 국정에 협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미국 역사에서 보여준 초당적 협력 사례 역시 오바마-매케인 협력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린스턴대 우드로윌슨스쿨의 줄리언 젤리저 교수가 CNN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1940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패배한 공화당의 웬들 윌키 후보는 선거 후 공화당 내에서 ‘고립주의’와 싸우면서 루스벨트 대통령의 ‘국제주의’ 전도사를 자임했다.

대선에서 맞붙지는 않았지만 의회 차원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은 사례도 있다.

“위기 앞에서 정치는 다음 문제”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공화당의 아서 반덴버그 상원의원은 민주당 출신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협력관계를 유지했고, 민주당의 린든 존슨 상원의원도 주요 외교안보 이슈에서 공화당 출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도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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