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NYT가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에 빠진 부시 정부의 정책을 이례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18일자 사설에서 미-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의회가 당장 통과시켜야 한다며 “우리가 그렇게 자주 말하지는 않지만 이건 부시가 옳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는 콜롬비아의 인권상황을 걸고넘어지며 양국 간 FTA에 대한 비준 동의를 거부하고 있다. 의회가 FTA 비준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부시 정부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주기 싫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이 신문은 콜롬비아와의 FTA는 높은 관세를 물고 상품을 수출해야 하는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되고 미국의 우방이 거의 없는 남미에서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미국은 콜롬비아산 수입품에 우대관세를 적용해 무역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콜롬비아와의 FTA를 거부하면 ‘미국은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이고 무역개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동맹국들에 줄 수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이 논리는 한미 FTA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블룸버그통신이 지적한 대로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가 팔리지 않는 것은 관세 때문이 아니라 품질 탓이다. 자유무역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 미국과 콜롬비아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협조하듯 한미 FTA는 테러와의 전쟁, 북핵 대응 등에서 상호협력을 공고화하는 울타리가 될 것이다. NYT가 한미 FTA에 대해서도 지지 논평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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