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는 휴가중… 금융위기, 내년 2월까지 심화”

  • 입력 2008년 11월 22일 02시 59분


크루그먼 교수 ‘레임덕 경제’에 일침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사진) 프린스턴대 교수는 21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현재의 금융위기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인 내년 2월까지 심각하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레임덕 경제’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가리켜 “마치 휴가에 돌입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경제위기로 공화당의 장기 집권이 종식됐다는 점에서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2년과 현재 상황이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내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하게 되지만 경제가 악화되는 속도는 대공황 때보다 빠르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새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두 달 동안 수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와 집을 잃고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레임덕 경제의 문제점 가운데 두 개의 ‘D’(디플레이션과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경제가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디플레이션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로 회복되지 않고 몇 달이 지나면 일본과 같은 덫에 걸려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산업에 대해선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와 하도급 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이 어려운 시기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자동차업체에 대한 지원금 조달 방법을 두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며 대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현 경제위기의 규모에 걸맞은 정책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 취임일 이전까지 얼마나 나빠질지 두렵다고 우려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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