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과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타고 가던 승용차 근처에서 총을 쏘았다는 논란으로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南)오세티야 인근 검문소에 배치된 러시아 군이 23일 그루지야 및 폴란드 대통령 일행 근처에서 발포를 했다는 그루지야 대통령실의 주장을 인용해 AF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올 8월 그루지야 전쟁 이후 남오세티야에 평화유지군을 그대로 주둔시키고 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카친스키 대통령은 이날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메테치 마을에서 전쟁 난민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양국 대통령을 태운 승용차가 남오세티야 검문소로 접근하자 세 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그루지야 대통령실이 주장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총소리와 함께 군인들이 러시아어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이날 밤 TV로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침략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발포 주장을 일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그루지야의 발포 주장은 서투른 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현지 러시아 장교들은 “지역 불안을 노린 그루지야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