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수완나품 공항과 돈므앙 공항을 점거한 데 이어 항구까지 점거할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는 지난달 29일 밤 솜차이 웡사왓 총리가 퇴진하지 않으면 동부지역의 항구를 모두 점거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동부 해안은 인근의 수출단지와 연결돼 있어 시위대가 이곳 항구를 봉쇄하면 태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올 것으로 우려된다.
시위대를 노리는 공격도 끊이지 않고 있다. 30일 새벽 PAD가 점거 중인 정부청사와 방송국 및 돈므앙 공항에선 총 4건의 폭발사고가 일어나 반정부 시위대 50여 명이 다쳤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아직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PAD는 정부 측을 의심하고 있다.
10만 명의 관광객이 시위대의 공항 점거로 불편을 겪고 있지만 솜차이 총리는 아직까지도 경찰을 투입해 시위대를 해산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시위대와 군부를 자극할 우려가 있는 데다 여당인 ‘국민의 힘(PPP)’이 지난해 총선에서 유권자를 매수했는지를 결정할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2일 헌법재판소가 유죄판결을 하면 PPP는 해체되고 솜차이 총리는 향후 5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된다. 2006년 PPP의 전신인 타이락타이당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해체된 바 있다.
한편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존경을 받는 태국 왕정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81번째 생일을 맞이해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인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곧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