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위험수위’인 20%대로 추락했다.
후지TV가 지난달 29, 30일 일본 전국의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소 내각의 지지율은 27.5%로 정권 발족 당시인 9월에 비해 17.1%포인트 떨어졌다.
아소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8.3%로 22.6%포인트나 높아졌다.
‘총리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 항목에서 아소 총리는 경쟁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는 물론 정계 은퇴를 선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도 뒤졌다.
방송에 따르면 아소 총리가 간판으로 내세운 ‘경기대책’과 ‘지도력’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70%를 웃돌았다.
총리의 언행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80%에 육박했다.
이는 아소 총리가 취임 이후 밤마다 고급 음식점과 술집을 찾아다니는 등 서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거나 실언을 연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잦은 한자 오독(誤讀)도 총리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
도쿄신문은 1일 아소 총리가 지난해 일본 최고의 유행어 중 하나인 ‘KY’의 의미를 ‘분위기를 못 읽는다’에서 ‘한자를 못 읽는다’로 바꾸어 놨다고 전했다.
분위기를 못 읽는다는 일본어를 음독하면 ‘간지가 요메나이(Kanjiga Yomenai)’이며 KY는 그 머리글자를 딴 것.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지난달 28∼30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소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1%에 그쳐 30% 선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31%는 1개월 전인 10월 말 조사 당시의 지지율에 비해 17%포인트나 급락한 수치이며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퇴임할 당시의 내각 지지율을 불과 2%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아소 내각 지지율이 위험수위에 가까워지자 여야 간에는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자민당 간사장은 “상당히 나쁜 수치여서 충격”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간사장은 “총리 자질이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꼬집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