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왕 생일 맞아 사태 풀릴 것” 관측도
태국 헌법재판소가 2일 ‘국민의 힘(PPP)’ 등 3개 연립 여당에 대해 지난해 총선에서 선거법을 위반했는지를 판결할 예정이라고 DPA통신 등이 1일 전했다. 이 판결을 앞두고 친정부와 반정부 세력 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헌재가 선거법 위반 판결을 내리면 PPP 등 3개 정당은 해체되고 솜차이 웡사왓 총리와 현 정부는 물러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시민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는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임시 내각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23일 총선에서 유권자를 매수한 혐의로 고발된 PPP 등 3개 정당 판결을 위한 정당 대표와 증인들의 법정 발언 절차를 생략하고 이를 서면으로 제출받았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친정부 성향 단체는 “사법 쿠데타” “정부 전복 음모”라며 반발해 왔다.
이들이 판결 당일 헌재 건물을 포위할 경우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현 정부 지지자 1만여 명은 지난달 30일 시청 앞 광장에서 PAD에 저항하며 친정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태국 헌재는 지난해 5월에도 PPP의 전신으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이끌던 타이락타이(TRT) 등 4개 정당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정당해체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양측의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국민의 존경을 받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81세 생일(5일)을 맞아 풀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태국인들은 국왕이 생일 전날인 4일 저녁 연설을 통해 위기를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