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이용 직접홍보 위험…언론통해 국민과 소통을”
1일 오후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 잭모튼 오디토리엄. NBC뉴스 ‘언론과의 만남’을 진행했던 원로 언론인 마빈 캘브 씨의 진행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 주는 대(對)언론관계에 대한 조언’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스콧 매클렐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략기획커뮤니케이션 국장을 지낸 돈 베이어,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론 네슨 씨 등 백악관에서 언론과 접촉했던 전직 관료들이 참석했다.
베이어 전 국장은 우선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언론의 본격적인 견제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언론이 후보 시절 오바마 당선인에 대해 우호적 보도 태도를 보인 것이 사실”이라며 “기자들 사이에 자기점검(self-examination)이 있을 것이고 곧 기자들의 ‘야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 캘브 씨는 언론을 통하지 않은 채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e메일 리스트를 통해 대중과 직접 접촉하는 ‘오바마식 홍보’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네슨 전 대변인은 권력이 언론 보도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오직 사실관계에 대한 명백한 오류일 때로 국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언론의 보도 내용에 항의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후회한다”며 “사설이나 칼럼에 대해 항의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권력과 국민의 소통을 강조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시절부터 정부와 언론의 관계를 연구했던 원로 정치학자 스티븐 헤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평범한 진실이지만 국민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부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했다.
매클렐런 전 대변인도 “부시 행정부는 지나치게 정보에 대한 보안을 강조했다”며 “투명하고 열린 정부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오바마 행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