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대북 포용정책 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버락 오바마 미국 신임 대통령이 대화를 통해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지원을 강화하더라도 북한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북한이 미국 민주당 정부와의 관계를 호전시키고 남북관계를 차단할 것이라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의 전제를 반박하는 것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그 대신 오바마는 핵 포기와 인권문제 개선, 개혁과 개방 등 북한에 쉽지 않은 결단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은 “북한 당국은 이에 따른 변화 때문에 정권의 취약성이 증가된다고 인식하고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통한 정권 안정에 집착하고 개혁 개방을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 증거로 박 위원은 북한이 2006년 이후 시장 세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북한에 확산되는 남한 문화의 단속에 나서고 있는 사실을 꼽았다. 그는 내년 이후에도 북한이 체제의 취약성을 더욱 크게 느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위원은 “북한의 비효율적인 중앙 집중적 경제정책이 계속되고 남한의 지원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기에 세계적인 경제침체의 여파로 내년 이후 북한경제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남한은 지금의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북한의 취약성과 위기감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이런 이유로 북한이 2010년에도 지금과 같은 수구적, 방어적 정책을 지속하고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정책을 수용하기 힘들고 결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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