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경제수도인 뭄바이에서 일어난 동시다발 테러가 진압되자 허술하게 대처했던 인도 정부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테러범 전원을 사살하거나 체포했다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일부 테러범이 달아난 정황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사전에 테러 첩보를 입수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인 희생자 중 일부는 테러범이 아니라 대(對)테러부대가 오인 사살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이번 테러에 가담한 테러범 중 최소 5명이 달아나 은신하고 있어 뭄바이에서 2차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일 전했다. 이 때문에 인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것.
이에 앞서 인도 정부는 이번 테러로 사망 172명, 부상 23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테러범은 사살된 9명과 생포된 1명 등 모두 10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테러범들이 침투를 위해 탈취한 인도 어선 안에서 15명분의 침투 장비가 회수됨에 따라 테러범이 10명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에서는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숨진 선장의 시신과 함께 위성항법장치 등이 발견됐다.
이 신문은 인도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배 안에 겨울용 재킷과 칫솔이 15개씩 있었다”면서 “일부 테러범이 도망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보안 전문가들도 10명 외에 최소한 5, 6명이 탄약 등 물품을 조달하고 목표물을 사전에 정찰하는 등 공격 준비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사전에 테러 경고가 있었다는 소식은 인도 국민의 정부 불신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미국이 테러 발생 한 달 전 인도 측에 “무장단체가 해상 침투를 통해 뭄바이를 공격할 것”이라는 첩보를 두 번이나 통보했으나 이를 막지 못했다고 CNN방송 등이 2일 보도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인도 특수부대가 유대교 집단거주촌인 차바드하우스의 진압작전 시 1명 이상의 유대인 인질을 오인 사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