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등 운동의 취지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지역산·국산 식재료를 적극 사용하는 식당이나 선술집의 입구에 ‘지역산 농산물을 지원하는 식당’이라는 문구와 함께 별(★)이 그려진 녹색등을 내건다. 교통신호에서 녹색이 안전을 의미하듯 녹색등이 달려 있는 식당에서는 안심하고 식사를 해도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녹색등에 그려 넣는 별 수는 일본의 식량 자급률 40%를 기준으로 지역산·국산 식재료를 50%(Cal 기준) 사용하면 한 개, 60%면 두 개, 70%면 세 개, 80%면 네 개, 90% 이상이면 다섯 개다.
현재 일본 전국에서 녹색등을 설치한 식당은 1500개가 넘는다. 앞으로 50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녹색등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직 정직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식당만이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가 주축이 되는 ‘녹색등 응원단’ 8000여 명이 일본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응원단원이라 해서 특별한 회비나 규칙은 없다. 단지 적색등(赤色燈·red lantern) 식당과 녹색등 식당이 있다면 주저 말고 녹색등 식당을 이용하는 것뿐이다. 또 응원단원은 자주 이용하는 식당이나 선술집 등 자신이 믿고 있는 식당 주인에게 이 운동에 참여하도록 권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녹색등 식당은 단골손님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러면 매출액이 늘어 경제적 이익이 실현될 수 있다. 그 결과 국산 식자재 수요가 증가해 생산자도 활기차지고, 궁극적으로 식량 자급률 향상에 공헌하는 것이 녹색등 운동의 목표다.
광우병 파동, 멜라민 사건 등으로 수입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우리 농업인들은 풍년으로 인한 가격 폭락에 시름한다. 일본에서 확산되는 녹색등 운동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철희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