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전용기 혼쭐난 GM회장 “이번에는 자동차 타고 왔어요”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디트로이트∼워싱턴 800km 하이브리드車로… 점심은 샌드위치… 평균 8km 과속… 비용은 100달러

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보레 말리부’ 한 대가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를 출발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를 거쳐 워싱턴으로 향했다. 운행거리는 총 800km.

이 차에는 GM의 릭 왜거너 회장이 타고 있었다. 에릭 스나이더 GM 대변인과 경호원 2명, 기술자 2명은 GM의 ‘뷰익 루체른’과 ‘시보레 코발트 XFE’를 타고 뒤따랐다. 또 AP통신 기자가 왜거너 회장 일행을 따라붙으며 밀착 취재했다.

선글라스를 낀 왜거너 회장은 때로는 스스로 차를 운전했고, 뒷자리에 앉아 여기저기 분주하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이들은 각 도로의 제한속도보다 평균 시속 8km 정도 더 빨리 달렸다고 AP는 전했다.

오후 1시쯤 펜실베이니아 주 서부 ‘사우스 서머셋 트래블 플라자’에 처음 정차한 일행은 퀴즈노스의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다. 약 2시간 뒤 주유소에 들렀을 때 왜거너 회장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이후 오후 5시쯤 숙소인 워싱턴의 JW메리엇 호텔까지 이들 일행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이들은 호텔 식당에서 15∼21달러짜리 샌드위치로 저녁식사를 했지만 왜거너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앨런 멀럴리 포드 회장과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도 이날 각각 자동차를 타고 워싱턴에 도착했다. 이들은 4, 5일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자동차 업계에 대한 34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할 예정이다.

미국 자동차업체 ‘빅3’ 회장은 지난달 18일 워싱턴까지 회사 전용기를 타고 와 상원 청문회에 참석했다가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스나이더 GM 대변인은 “미시간 주로 돌아갈 때도 차를 탈 것”이라며 자동차로 왕복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기름값과 고속도로 통행료를 포함해 한 대에 100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자가용 비행기를 탔을 때는 왕복 2만 달러가 들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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