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추진… 정부부처 “너무 가혹” 반발
일본 내각부 지방분권개혁추진위원회가 8일 중앙정부가 지방에 파견 설치한 기관을 통폐합하고 관련 인원 3만5000명을 줄이는 내용의 개혁권고안을 확정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에게 제출했다.
이 권고안은 파견기관의 업무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옮겨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유사한 업무를 하는 ‘이중행정’을 배제하고 분권을 촉진하며 공무원을 줄이는 효과를 노렸다.
일본에서는 중앙정부 파견기관의 업무나 권한이 비대화해 비효율적이고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권고안에는 파견기관에서 일하는 9만6000여 명의 직원 중 36%에 해당하는 3만5000명을 감원하며, 이 중 2만3000여 명은 지자체에 이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파견기관의 321개 사무와 권한 중 74개는 지자체에 이관하고 47개는 폐지 축소, 1개는 중앙정부로 되가져가는 등 모두 116개 업무를 정비하도록 했다.
일본 정부는 이 권고안에 따라 내년 3월 말까지 파견기관 통폐합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번 권고안은 지금까지 지지부진하던 지방분권 개혁 작업에 대해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이토추(伊藤忠)상사 회장이 8일 위원장 권한으로 ‘수치 목표’를 넣으면서 충격파를 던졌다.
아사히신문은 “전에 없던 수치 목표를 갑자기 넣은 것은 관료들에게 맡겨놔서는 관료사회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며 “일찍이 볼 수 없던 관료의 대이동이 시작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권고안의 앞날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벌써 정부 각 부처는 즉각 “너무 난폭한 방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자치단체장들은 “지방에 대한 권한이양이 너무 한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