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민법도 親중국으로

중국인 배우자 6년간 취직제한 규정 없애기로

대만 정부가 대만인과 결혼한 중국인 배우자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로 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라이싱위안(賴幸媛·여) 주임위원은 10일 자국인과 결혼한 중국인 배우자들이 대만으로 이주할 경우 곧바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이민법을 고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현행 이민법은 대륙 배우자의 경우 6년 이상 대만에 거주해야만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통상(通商·직교역), 통항(通航·물류 및 인적 교류), 통우(通郵·우편 교류) 등 전면적인 삼통(三通) 실현에 이어 대만이 자국인과 중국인의 혼인을 제한하는 법적 장애물을 제거하기로 함에 따라 양안(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질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 주임위원은 “대만인과 결혼한 중국인들은 대부분 극빈자나 저소득층으로 생계를 위해 곧바로 직장을 잡아야 하는데, 이를 제한한 것은 인권 침해”라며 법 개정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민법이 개정되면 대만인과 결혼해 현재 대만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 17만 명이 곧바로 혜택을 입게 된다.

그는 또 현재 8년 이상 연속 거주해야 대만 주민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이민법 관련 규정과 대만 주민증을 획득한 뒤 다시 5년이 넘어야만 대륙의 혈육을 데려올 수 있도록 한 규정도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법에 따르면 중국인은 대만인과 결혼하더라도 대륙에서의 혼인관계에 의해 태어난 자식은 만 12세 이하만 데려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 법률상 대륙의 혈육을 데려오려면 13년 이상이 걸릴 수밖에 없어 실제로는 단 한 사람도 대륙의 혈육을 대만으로 데려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990년대 이후 늘기 시작한 양안 간 결혼은 올해 1월 현재 30만5000쌍으로 이 중 95%는 대륙 여성과 대만 남성의 결혼으로 나타났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