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활용산업 “이러다 폐기물 될라”

  • 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1분


《“재활용 원료를 사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낼 회사가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자동차 전자 등 실물경제 전 분야로 퍼지면서 재활용산업 시장마저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금융위기로 전자제품과 자동차, 주택 건축 등에 쓰이는 재활용 원료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미국의 재활용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폐지값 두달만에 60%넘게 떨어져

中-인도 수요 급감 “쌓을곳도 없어”

이 신문은 현재 미국 전역의 쓰레기 매립장과 재활용 공장에는 재활용 처리를 하지 못한 고철 플라스틱 종이 등이 가득 차 있으며 업체들은 재활용 원료 보관 장소를 추가로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활용 원료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 밖에 있는 산업으로 여겨졌다.

10월 중순 t당 160달러(약 21만7600원)에 거래됐던 신문지는 60달러, t당 50달러였던 골판지 종이박스는 10달러로 값이 떨어졌다. t당 120달러를 받던 저급 혼합용지는 이제 폐기비용을 줘야 가져가는 상황이 됐다.

또 재활용 플라스틱의 경우 돈을 준다고 해도 가져갈 사람이 없어 처리를 못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은 8, 9월까지만 해도 석유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t당 50만∼60만 원에 거래됐다.

이러한 재활용 시장의 위기는 재활용 원료의 최대 소비시장이던 중국과 인도가 최근 수입량을 대폭 줄이면서 시작됐다. 중국 인도 등이 미국의 폐지 고철 등을 수입해 제품을 만든 뒤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던 수요-공급의 선순환 구조가 경기악화로 멈춰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도시와 대학이 재활용 원료 판매수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버드대의 경우 폐품을 t당 10달러씩 받고 인근 재활용 공장에 팔았는데 지난달부터는 폐품 수거 대가로 t당 20달러를 내고 있다.

이 신문은 “2010년 말까지 재활용 산업 시장의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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