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 - 대외무역액 105배
1인 GDP는 11배
‘세계의 공장’으로
暗 - 불황에 기업 도산
산업일꾼 농민工
눈물의 귀향 열차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30년간 이룬 경제 성과는 놀라울 정도다.
수치로만 봐도 3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9.8%나 됐고 대외무역액은 105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1배나 늘었다. 이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정치 외교적으로도 미국이나 유럽을 향해 큰소리를 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170개 품목의 생산과 수출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세계의 공장’이다.
하지만 14일 오전 1시 중국 광둥(廣東) 성의 성도 광저우(廣州) 역 광장에는 고향 가는 차표를 미처 구하지 못한 ‘도시의 막일꾼’ 농민공이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돌아가도 할 일이 없는데…. 정말 막막합니다.”
역 광장에서 만난 류톈훙(劉天宏·45) 씨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후베이(湖北) 성 징저우(荊州) 시 궁안(公安) 현 출신인 그는 3년 전부터 광저우 시 스링(獅岺) 진에 있는 한 가죽가방 회사에서 일했지만 최근 공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동료 직원 70여 명과 함께 일자리를 잃었다.
사장이 3개월간 밀린 임금을 떼먹고 야반도주해 그의 손엔 고향으로 돌아갈 차비도 빠듯하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농민공’이 최근 무더기로 귀향하고 있다. 이른바 ‘판샹차오(返鄕潮)’다. 지난 30년간 비약적 성장을 해 온 중국이지만 최근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성장통과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여파가 동시에 겹친 탓이다.
하지만 다음 날 밤에 찾은 허난(河南) 성의 성도인 정저우(鄭州) 역엔 ‘돈을 벌어 오겠다’는 꿈을 품은 채 전국 각지로 떠나는 ‘예비 농민공’이 여전히 줄을 잇고 있었다.
광저우·정저우=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