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구명조끼 착용 큰 화 면해… 폭행 어선 추적중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검문하려던 해양경찰관들이 중국 선원들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는 14일 오후 3시경 태안군 격렬비열도 서남쪽 70마일 해상에서 1500t급 경비함 1507호 소속 김모 순경과 최모 순경이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에 승선해 검문을 하려다 중국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상처를 입었다고 15일 밝혔다.
김 순경은 왼쪽 눈 아래가 3∼4cm가량 긁히고 최 순경은 허벅지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해역에는 한국 측으로부터 조업 허가를 받은 기풍어 0059호 등 중국어선 60여 척이 조업을 벌여 불법 조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경이 검문에 나선 상태였다.
김 순경 등은 해경에서 “검문을 위해 접근하자 60여 척의 중국 어선이 갑자기 뿔뿔이 흩어져 도주하기 시작했다”며 “배에 오르는 순간 중국 선원들이 둔기를 휘두르며 극렬히 저항해 결국 함정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문제의 중국 어선을 서해상에서 추적 중이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이 조업 허가를 받았더라도 허가받지 않은 어구를 사용하거나 어획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선발 검문조로 나선 김 순경 등은 헬멧과 구명조끼 등을 착용해 큰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9월 23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역에서 중국 어선을 검문하던 해경 4명이 중국 선원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했으며 이틀 뒤인 25일에는 인근 해상에서 해경 박모 경위가 중국어선이 휘두른 삽에 맞아 바다로 추락해 숨졌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