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개 NGO-27개 기부단체등 77억달러 모금
사령탑 세워 효율적 집행… 주택복구율 88%
23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동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쓰나미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지만 피해 현장에서는 아직도 눈물겨운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본 인도네시아 아체 주는 대규모 복구 작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컸다. 다행히 지금까지의 결과는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부단체, 유엔이 효율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큰 역할을 했다.
▽제 모습 찾아가는 아체=2004년 12월 26일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의 중심지였던 아체 주는 사망·실종자가 17만 명에 이를 만큼 참담한 피해를 당했다.
경제적 피해 규모는 45억 달러(약 5조9000억 원)로 아체 주 1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더욱이 당시 아체는 반군과 정부군이 분쟁 중이어서 복구 물자가 제대로 조달될지도 걱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아체의 복구 작업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순탄하고 빠르게 진행돼 왔다고 평가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무엇보다 복구 작업에 필요한 77억 달러 가운데 약 83%인 64억 달러가 이미 투입된 것으로 나타나 원활한 자금 집행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가장 시급한 분야였던 주택 복구의 경우 재건축 및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정된 주택 13만 채 중 11만4000채(약 88%)에 대한 복구가 완료되는 등 분야별 복구 상황도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효율적인 복구 작업=아체 주 복구 작업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435개 비정부기구(NGO), 유엔 산하 단체를 포함한 27개 기부단체가 참여했다. 규모가 크고 참여 단체가 많은 만큼 어떻게 업무를 조율해 효율성을 높이느냐가 핵심 과제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복구 마스터플랜을 작성한 뒤 2005년 4월 재건복구청(BRR)을 설립해 복구 작업 진행을 점검하고 다른 단체들의 업무를 조정 감독하도록 했다. 기부단체들은 세계은행을 중심으로 기부펀드(MDF)를 만들어 자금을 공동 관리하면서 정부와 협력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BRR와 MDF가 함께 복구 자금을 관리 집행함으로써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유엔 아체회복협력사무소(UNORC)는 유엔 산하 단체들과 정부 간 대화 채널 역할을 맡았다. 2005년 8월 아체 반군과 정부 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진 것도 복구 작업에 도움이 됐다.
▽NGO 간 협력은 부족=NGO들은 헌신적 자세로 복구 작업에 참여했지만 단일 채널을 만들고 자금을 공동 관리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은행의 아체 주 담당자인 조크 매케온 씨는 “NGO들이 단기간에 복구가 가능한 교육과 보건 분야에 집중하는 바람에 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는 자금 지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고 현지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또 내년 4월부터 복구 작업의 중심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넘어갈 예정인데 지방정부가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브루킹스연구소는 우려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