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6주 만에 장관 - 백악관 요직 24명 인선 마무리

  • 입력 2008년 12월 20일 02시 59분


백악관엔 측근, 행정부엔 경륜

흑인 4명-亞 2명 등 인종 안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차기 행정부 요직 인선을 사실상 마쳤다. 당선 6주를 조금 넘겨 15개 부처 장관과 백악관의 주요 참모를 모두 정한 것은 사상 유례없는 초고속 인선이다.

그 내용도 정치적 라이벌, 그리고 자신과 별다른 인연이 없지만 경륜 있는 전문가들을 대거 불러들인 ‘실용주의 성향의 통 큰 인선’이어서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 친노동계 노동장관 내정

차기 노동장관에는 힐다 솔리스(51·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내정됐다. 로스앤젤레스 히스패닉 밀집지역 출신의 5선 여성 의원인 솔리스 의원은 멕시코와 니카라과 출신 이민자의 딸로서 이민과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 왔다.

친노동계 성향이며 자유무역에 비판적인 솔리스 의원 내정에 대해 노동계에선 “솔리스가 노동부를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보호한다는 핵심 업무로 복귀시킬 것”이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재계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는 론 커크 전 댈러스 시장이,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에는 데니스 블레어 전 태평양함대사령관이 내정됐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마이클 헤이든 현 국장의 유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X세대 중용하면서도 경륜 중시

1961년생인 오바마 당선인은 X세대(1960년대 초반 이후 출생 세대)의 선두주자다. 행정부와 백악관 참모진에도 X세대가 많이 진출했다.

하지만 막상 장관급에선 예상보다 세대교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장관 및 장관급, 백악관 고위직 등 24개 요직의 평균 연령은 54세다. 40대 이하는 7명이다.

특히 외교안보 진용은 국무장관 61세, 국방장관 65세, 국가안보보좌관 65세, 국가정보국장 61세 등 모두 60대다. 오바마 당선인이 경륜과 안정감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 인사의 특징은 백악관 참모와 고문단 등 지근거리에는 시카고사단과 선거캠프 출신의 젊은 인재들을 두고, 행정부에는 경륜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들을 포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백악관 내에 경륜 있는 인사들로 ‘차르(정책총괄조정관)’ 직책을 여러 개 둬서 젊은 측근들의 의욕과 코드를 한 번 거르는 역할을 맡겼다. 동시에 행정부의 비(非)코드 장관들을 차르들이 제어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25개 요직 중 시카고 출신은 백악관 비서실장과 교통장관(공화당원), 시카고 교육감 출신 교육장관이 전부다.

○ 인종, 성별 안배

인종별, 성별 안배에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장관급에서 흑인은 법무장관, 무역대표, 환경청장, 유엔대사 등 4명이 내정됐다. 히스패닉계에도 상무, 내무, 노동장관 등 3자리가 돌아갔다.

아시아계는 에너지(중국계), 보훈장관(일본계) 등 2자리를 맡았다. 한국계로는 미셸 리 워싱턴 교육감이 한때 교육장관 하마평에 올랐던 게 유일하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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