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 직격탄 日경제 ‘골골’

  • 입력 2008년 12월 31일 03시 03분


글로벌 금융위기와 엔고로 일본 기업 매수나 일본 내 법인 설립 등의 형태로 일본에 들어오는 외자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 일본 내 대외 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4∼10월 외국 자본의 대일 직접투자 규모는 3조4200억 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 줄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직접투자 규모가 감소하기는 2003년 이후 5년 만이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10월 이후에는 외국 자본 직접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정도에 그쳐 올 한 해 총투자규모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월평균 7000억 엔을 넘었던 외국인 투자는 최근 3000억∼4000억 엔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일본 내 외국 자본도 사업을 철수하거나 출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여 고용 및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마쓰다 자동차의 최대 주주인 미국 포드 자동차도 주식을 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급격한 엔고로 수익 악화를 겪고 있는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도 급기야 해외 출하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소니는 내년 1월부터 유럽에서 디지털카메라와 TV 등 주력 제품의 출하가격을 10%가량 올릴 예정이다. 당초 엔-유로 환율을 유로당 140엔으로 상정했으나 최근 120엔대 아래로 떨어지자 영업 이익이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것.

캐논은 12월 미국에서 프린터용 잉크 카트리지 가격을 5∼10% 올린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유럽에서도 비슷한 폭으로 올릴 계획이다. 리코도 미국과 유럽에서 복사기와 프린터를 5∼10%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작기계 전문업체인 오쿠마는 내년 4월부터 미국 내 가격을 10% 올리는 쪽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가격 인상에 신중했지만 엔고가 굳어져 수익이 줄자 더 견디지 못하고 가격 인상에 나섰으나 그렇지 않아도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여서 오히려 판매 감소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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