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 입력 2008년 12월 31일 16시 32분


(박제균 앵커)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일로를 겪고 있습니다. 국제부 공종식 차장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공종식)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현재 36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부상자는 1500명이 넘었습니다. 민간인 사망자도 많습니다. 유엔은 62명으로 추산했는데, 이중에는 어린아이들이 많습니다. 이스라엘은 27일 이후 300차례가 넘는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하마스의 문화적 상징물과 같은 이슬람 대학이 폭격을 맞았습니다. 로켓제조시설, 경찰서, 하마스 훈련기지 등 타격대상이 230여 군데에 이릅니다.

(김현수 앵커)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요. 사실 일반인들은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자지구, 하마스…. 사실 저도 잘 모르는 내용이 많습니다.

(공종식)우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영토분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1948년 나라 없이 떠돌던 유태인들이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분쟁은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에 땅을 빼앗긴 팔레스타인들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영어로는 PLO라고 하지요. PLO를 만들어 무장 투쟁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문제가 된 가지지구는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땅입니다. 국제사회의 중재 끝에 1993년 가자 지구 등에서 팔레스타인의 부분적 자치를 허용하는 평화협정이 맺어졌습니다. 2005년에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했지요. 그런데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강경 무장세력인 하마스가 승리하고 온건 정파를 축출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박 앵커)저도 2000년 팔레스타인의 2차 봉기 때 현장 취재를 갔었는데, 상황이 그때보다도 나빠진 것 같습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사이 같은데요.

(공종식)그렇습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팔레스타인 중에서도 온건세력인 파타와는 다른 입장이지요. 그래서 이스라엘은 다시 가자지구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고사작전’인 셈이지요. 그런데 국제사회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올해 6월 6개월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의 봉쇄는 계속됐습니다. 결국 하마스는 12월 19일 휴전기간이 끝나자 휴전 연장을 거부하고 로켓포 공격을 재개했습니다. 그에 대한 보복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인 것입니다.

(김 앵커)그런데 이번에 이스라엘의 집중 폭격 대상에 ‘땅굴’이 포함돼 있다면서요? 왜 땅굴을 폭격하나요?

(공종식)예. 이집트와 가자지구 국경을 중심으로 있던 땅굴을 집중 공습해 40여 곳이 불바다가 됐습니다. 가자에선 ‘땅굴경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땅굴은 중요합니다. 이스라엘 봉쇄정책 이후 땅굴을 통해 모든 물건들이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지하 10미터 정도에 땅굴을 판 다음에 식량 연료 같은 생필품에서부터 마약 무기류를 땅굴을 통해 반입해왔습니다. 이집트에서 한 정에 200달러 정도인 AK소총도 땅굴을 통과하면 1200달러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박 앵커)양측의 충돌에는 이스라엘 국내 정치상황이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던데요.

(공종식)예. 이스라엘은 내년 2월에 총선이 예정돼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여론조사로는 보수당인 야당승리 가능성이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이스라엘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카디마당과 노동당 연립정부가 대공습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이 모든 아랍권을 향해 ‘이스라엘이 더 이상 종이호랑이가 아니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헤즈볼라세력과의 전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사실 아랍권에선 ‘이스라엘도 별 수 없구나’하는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과거 중동전에서 전설적인 승리를 계속했던 이스라엘의 명성에 금이 간 것이지요. 적대적인 아랍권에 둘러싸인 이스라엘로선 이번 작전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키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김 앵커)아랍권 반응이 상당히 격앙돼있을 텐데요.

(공종식)그렇습니다. 이란 최고종교지도자인 하메네이는 “모든 이슬람 신자들은 최선을 다해 가자지구 주민들을 보호하라.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순교로 간주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룬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도 비상경계령을 내리면서 “가지지구를 외롭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앵커)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공종식)이스라엘은 가지지구 접경에 탱크를 집결시키고 예비군 6,500여 명에 대해 동원령을 내린 뒤 하마스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했습니다. 하마스 측도 결사항전을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변수는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직접 투입할지 여부입니다. 그렇게 되면 대규모 인명피해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30일부터는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와 48시간 한시적으로 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마스 대변인도 “이스라엘이 공격행위를 중단하고 봉쇄를 푼다면 휴전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국제사회도 적극 중재에 나서고 있어 불안전하지만 일시적인 휴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 앵커) 공종식 차장, 수고하셨습니다.(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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