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락에 갈라서던 부부도 “원위치”

  • 입력 2009년 1월 1일 00시 11분


美 “대출 갚으면 남는게 없어”… 이혼 미루거나 월세서 살기도

최근 미국 내 집값이 폭락하면서 이혼을 하고 싶어도 이혼하지 못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혼부부의 경우 대개 집을 팔아 서로 돈을 나눠 갖는 등 엄격한 재산 분할이 이뤄진다.

그런데 최근 주택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대출금을 갚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어 이혼할 경우 집만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혼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2월 30일 전했다.

현재 이혼 소송 중인 캘리포니아 주 샌타바버라의 존과 로럴 고얼크 부부가 대표적인 경우. 이들은 지난해 집값이 높았을 때 잠정 평가액이 230만 달러에 육박했던 고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 대출금을 다 갚아도 100만 달러가량이 남아 이를 나눠 갖는 방식으로 이혼 후 재산분할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소송을 벌이는 와중에 집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남는 돈이 60만 달러로 확 줄어드는 데다 소송비용을 빼면 이마저도 거의 없어지게 돼 고심 중이라는 것.

한 이혼재정분석가는 “이혼한 뒤에도 돈이 없어 새 집을 사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함께 사는 경우도 꽤 있다”며 “한 층은 남편이, 또 다른 층은 부인이 쓰면서 서로 이성 친구를 데리고 오는 일이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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