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가스대란’ 현실화 되나

  • 입력 2009년 1월 7일 03시 00분


러, 수출량 30%수준 축소… 동유럽 이어 독일도 영향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천연가스 분쟁으로 유럽에 ‘가스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동유럽 국가들이 가스 부족을 호소하는 가운데 그동안 가스 수급에 여유를 보였던 독일마저 이번 가스 분쟁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인 나프토가스의 발렌틴 젬랸스키 대변인은 6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의 하루 공급량을 평상시의 3분의 1 수준인 9200만 m³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가리아 터키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등 유럽 전역에서 가스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산 가스를 우크라이나와 불가리아를 거쳐 공급받고 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가스 공급량이 70%나 줄었다면서 곧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고 6일 발표했다.

불가리아 경제부도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거쳐 수출하던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고, 터키 에너지부도 가스 공급 중단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잘 버텨오던 독일도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에너지기업 E.ON 등 독일 에너지 업체들은 6일 “아직 비축량은 충분하지만 가스 흐름이 상당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독일 불가리아 등 중부 유럽에는 최근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이 더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가스프롬은 나프토가스가 20억 달러 상당의 가스 채무를 갚지 않고 자신들이 제시한 올해분 가스 공급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자 1일 오전 10시를 기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체코 당국과 EU 집행위 고위 관계자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자 가스프롬은 이날 밤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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