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에 대한 흥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미국 국채를 매입해온 중국이 매입을 줄이면 미국 내 금리 상승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고통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우려했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1의 미국 국채 보유국으로 올라섰으며 지난해 10월 말 현재 6529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줄이더라도 당장 비상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불황기에는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살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 재정적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이 같은 변화는 미국으로선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대규모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책 등으로 앞으로 재정적자가 연간 1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중국이 국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막대한 빚을 지고도 버텨나갈 수 있었겠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
특히 중국도 빠른 속도로 경기침체에 빠져들면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6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해야 할 처지라는 것. 중국 정부는 자국 중소기업에 더 많은 돈을 빌려주도록 은행을 독려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들도 도로 건설 등에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자국민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돈을 더 많이 사용하고 미국이 중국에 덜 의존하게 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