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통명절인 춘제(春節·설날)를 앞두고 중국 전역에 조류 인플루엔자(AI)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北京)과 후난(湖南), 산둥(山東), 산시(山西) 등 중국 곳곳에서 AI 환자가 발생하면서 최근 2주 새 3명이 잇따라 숨졌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8일 AI에 걸린 16세 우(吳)모 군이 병세가 악화됨에 따라 16일 고향인 구이저우(貴州) 첸둥난(黔東南) 주에서 후난 성 화이화(懷化) 시의 큰 병원으로 옮겼지만 20일 오전 8시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18일엔 산둥 성 지난(濟南) 시에 사는 27세 여성 장(張)모 씨가 5일부터 AI 증세를 보이다 결국 숨졌다.
또 5일엔 푸젠(福建) 성에서 올라와 베이징에서 일하던 19세의 농민공 처녀 황(黃)모 씨가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13일 만에 숨졌다.
7일 산시 성 펀양(汾陽)에서 AI 감염 증세가 나타난 2세 여아 펑(彭)모 양은 한때 생명이 위독했으나 현재는 병세가 상당히 호전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8일 펑 양보다 먼저 AI에 걸렸던 펑 양의 어머니는 폐렴 등 합병증으로 6일 숨졌다. 중국 당국은 사망 원인을 아직까지 폐렴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AI 사망자가 잇따르자 “전면적인 발생은 아니다”라며 민심 수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AI 발생 지역에 급파한 중앙정부의 대책반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는 주로 기온이 낮은 11월에서 이듬해 3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AI 바이러스는 섭씨 4도의 기온에서는 35일간 살 수 있지만 35도가 넘는 한여름엔 6일 안에 죽는다.
2003년 이후 최근까지 중국에서는 33명이 AI에 감염돼 23명이 사망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