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 형태로 공개된 이 편지에는 말썽 많은 행동으로 적잖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쌍둥이 자매가 어린 나이에 백악관 생활을 시작한 자기들처럼 '놀란 눈'으로 새 생활에 맞닥뜨릴 후배에게 주는 선배로서의 애정 어린 충고가 담겨 있다.
쌍둥이 자매는 일곱 살 때 할아버지 조지 부시가 41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백악관 생활을 처음 경험했으니, 아버지 부시의 재임기간까지 총 12년 간 백악관 생활을 한 셈이다.
자매는 "4년은 정말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겨라"며 "백악관이 주는 모든 기회를 빨아들이라"고 조언했다.
틀에 얽매이지 말고 어린이처럼 일상을 즐기라는 말도 했다.
"할로윈 날에 부모님과 여행을 가게 된다고 해서 파티를 포기할 필요는 없단다. 상상력을 발휘해 뱀파이어 같은 복장을 하고 비행기 안의 복도에서라도 사탕을 받으면 돼…때로는 백악관 계단 난간도 타 보고 수영장에서 하는 파티도 시도해 보렴."
이밖에 의리 있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사람은 줄 수 없는 조용한 휴식이 필요할 때를 위해 애완동물이 줄 수 있는 위안을 소중히 여기라는 제안도 덧붙였다.
퇴임이 가까워오면서 사상 최저 지지율로 고전한 아버지를 보면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충고"임을 전제한 뒤 "진짜 아버지의 모습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리 아버지는 신문이나 TV에서 빈정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란다. 사람들은 때때로 우리 아버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모른다. 우리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가 무엇을 느꼈으며, 사랑하는 딸들의 첫 등교를 보면서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던 사람이었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