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사강국 재기 아직 멀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9분


자금부족으로 군함 몇 척 띄우고 해외훈련 ‘끝’?

러시아가 최근 자국 함대를 해외에 파견하는 등 군사 강국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실상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국제전략연구소(IISS) 보고서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 해군이 지중해, 중남미, 소말리아 인근 아덴 만 등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지만 ‘상징적 제스처’로 평가했다. 자금 부족으로 ‘배 몇 척’만 띄웠을 뿐 나머지 함대는 본국에 정박해 있어야 했다는 것.

옥사나 안토넨코 IISS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군이 지난해 8월 그루지야와 벌인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대외적으론 오히려 약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IISS는 내년에 러시아 방위비 예산의 적자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방위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8년 5.25%에서 2007년 3.9%로 감소하는 등 계속 줄고 있다.

또 이 보고서는 러시아 해군이 6개의 항모전투단을 증강할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로선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했다. 오랜 기간 관리부실로 엉망이 된 러시아군을 정상화하는 데에만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방비 부족과 함께 러시아 군은 군내 의견합의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내 일부 세력은 러시아 방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핵 개발 담당부서에선 해외 문제에 나설 것을 주장한다는 것.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대립, 그루지야 전쟁 등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력에 대한 국가적 자부심은 회복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IISS는 영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각국의 군사력, 국방지출 현황 등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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