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사외교 이라크 → 아프간 중심 이동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9분


게이츠 국방 “美軍이 직면한 최대 도전은 아프간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미국 군사작전의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7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미군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 아프간 전쟁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방장관의 의회 증언을 통해 군사적인 측면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가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바뀌었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에는 직접 국방부를 찾아가 국방부 간부들과 자신의 대선 공약인 이라크 철군과 관련해 토론을 자청하는 등 이라크 철군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여름까지 아프간에 3개 여단 병력 증강=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늦봄부터 여름 사이 3개 전투여단을 아프간에 파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만6000명 수준인 아프간 주둔 미군에 1만∼1만2000명의 병력을 증강해 아프간의 안보 공백에 대응하겠다는 것. 현지 미군사령부는 3만 명의 전투 및 지원부대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게이츠 장관은 앞으로는 미군뿐만 아니라 아프간 군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 질서유지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3개 여단 규모를 넘어서는 추가 파병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전은 힘든 전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세계에서 4, 5번째로 가난한 아프간에 천국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정한다면 실패하고 말 것”이라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게이츠 장관은 “아프간 땅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기지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한 가지 목표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철군 ‘끝장 토론’?=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당시 2010년 5월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완전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취임 이후 16개월 안에 철군 완료가 목표지만 군 지휘관들과의 사전 논의를 통해 최종 시기는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은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와 아프간 병력 증강 문제를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28일 오후 국방부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철군이라는 민감한 현안을 놓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우려감을 갖고 있는 국방부 간부들과 토론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국방부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협의 과정은 길어지겠지만 이라크전을 끝내겠다는 대통령의 결심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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