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경제상황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초콜릿과 햄버거 업체들이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초콜릿 업체 허시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이익은 822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했다.
매출액은 13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 늘어났다. 허시는 올해 매출액도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잇달아 최악의 실적을 내놓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허시 측은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지만 초콜릿 수요는 여전하며 특히 25∼50달러의 저가 초콜릿 시장이 건재하다”고 밝혔다.
고가 초콜릿 시장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고급 초콜릿 업체인 고디바의 짐 골드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가장 많이 팔린 제품 가운데 하나가 130달러짜리 초콜릿 과자였다”며 “올해 밸런타인데이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초콜릿 업체 린트앤드스프륑글리도 지난해 매출이 5.8% 증가했다고 발표하는 등 초콜릿 업계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속성 때문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업계도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실적을 발표한 맥도널드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하지만 신규 점포를 제외하고 13개월 이상 된 점포의 매출은 미국 내에서 5%, 전 세계적으로는 7.2% 증가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매출이 10%나 급증했고 유럽에서도 7.6%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