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철강업체연합은 29일(현지 시간) 미국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자유무역원칙에 어긋난다며 EU 집행위원회에 WTO 제소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미 하원은 28일 819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승인하면서 고속도로, 교량, 학교, 병원 등을 건설할 때 미국산 철강 제품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바이(BUY) 아메리칸’ 조항을 부칙에 끼워 넣었다.
EU 집행위 피터 파워 대변인은 “미국에서 유럽산 제품의 판매와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의 통과는 간과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EU 통상담당 이사회가 WTO 규정에 위반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지프 바이든 미 부통령은 CNBC와의 기자회견에서 “바이 아메리칸 조항은 미국산 제품만 사라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미국산으로 채우라는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바이 아메리칸 조항이 WTO 규정에 위반되는지 검토한 뒤 구체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 법안의 미 하원 통과는 보호무역주의 성격이 다분하다”면서 “EU, 캐나다, 러시아, 일본 등 이해당사국의 동향을 살피고 공조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