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내정된 리언 패네타(70·사진)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월가 금융사들로부터 강연료와 컨설팅료로 70만 달러 이상의 돈을 받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패네타 내정자가 지난해 10월 11일 메릴린치에서 5만6000달러, 10월 30일 와코비아로부터 2만8000달러를 강연료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파산하거나 다른 은행에 인수되는 등 큰 손실을 보았다. 공교롭게도 패네타 내정자가 강연료를 받을 당시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와코비아는 웰스파고와 인수 협의가 오가고 있었다.
또 패네타 내정자는 미국의 적성국가와도 무기 판매 등 거래를 하고 있는 칼라일그룹으로부터도 2만8000달러의 강연료를 받았다. 이 밖에 수많은 대정부 로비스트가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 홍보전문 회사인 플레시먼힐러드의 이사로도 활동하면서 12만 달러의 보수를 받는 등 총 70만 달러 이상의 돈을 기업으로부터 강연료, 컨설팅료 등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바마 행정부는 빌 리처드슨 상무장관 내정자, 톰 대슐 보건장관 내정자, 낸시 킬퍼 ‘최고성과관리책임자(CPO)’가 줄줄이 낙마한 가운데 패네타 내정자까지 상원 인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