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재단, 동참 유도 목적… 콘텐츠 요구도
한 번의 고액기부로 끝내지 않고 더 많은 기부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도전 기부금(Challenge Grant)’이 눈길을 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는 소아마비 퇴치에 써달라며 2007년 1억 달러에 이어 올해 1월 2억5500만 달러를 추가로 국제로터리에 기부했다. 대신 국제로터리에 2012년 6월 30일까지 이에 상응하는 2억 달러를 모금할 것을 요구했다.
이렇게 ‘도전과제’를 시한까지 박아 요구하는 이유는 다른 기부자들에게 ‘왜 기금을 빨리 모아야 하는지’ 목표를 명확하게 심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로터리는 현재까지 전 세계 회원들로부터 7300만 달러를 모았다.
나이트재단 역시 지난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노숙자 문제 해결에 5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지역사회도 500만 달러를 마련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추가모금 운동으로 노숙자 문제가 시민들에게 알려지면서 구세군 건물이 노숙자 재활센터로 바뀌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도전기부금은 콘텐츠를 요구하기도 한다. 구글의 ‘지오(Geo) 도전 기부금’은 환경·인권 단체가 인터넷 위성지도서비스인 ‘구글어스’를 이용해 ‘산림파괴지도’와 같은 지도를 만드는 경우 기부금을 주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