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의 지지율이 14%로 추락했다는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발표되면서 일본 정치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14%’란 지지율은 과거 같으면 총리가 퇴진하는 수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 조사 기준으로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내각의 선거 직후 지지율은 26%였고 지난해 9월 퇴진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내각의 지지율도 최저 19%였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1년 2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내각이 9%, 1989년 4월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 내각이 7%, 1974년 11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내각이 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얼마 버티지 못하고 퇴진했다.
아소 내각의 지지율이 이처럼 추락한 데는 경솔한 발언 등 아소 총리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소 총리는 특히 5일 국회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최대 개혁으로 손꼽히는 우정공사 민영화에 대해 “당시 나는 반대했었다”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9일에는 “나중에는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말을 바꿔 ‘자폭’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간 여당 내에서는 4월 올 회계연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처리한 이후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을 하자는 시나리오가 부상했으나 이처럼 낮은 지지율로는 승부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신문은 “이제 아소 총리의 카드는 임기 만료까지 연명하느냐, 아니면 퇴진하느냐로 압축됐다”고 지적했다. 고민은 자민당 내에 마땅한 ‘포스트 아소’가 없다는 점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