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블루 등 위스키 500병… 캐비아 4000명분… 예상경비 120만달러 이상
‘조니워커 블루 등 위스키 500병, 고급 샴페인 2000병, 바닷가재 8000마리, 캐비아 4000명분, 페레로 로셰 초콜릿 8000박스….’
29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사진) 대통령이 21일 85세 생일을 맞아 준비하는 잔칫상의 음식목록이라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여당은 ‘2월 21일 운동’이라는 단체까지 별도로 만들어 기업인들에게서 이 같은 음식을 기증받을 계획이다. 현금으로 기부하려는 기업인은 4만5000∼5만5000달러를 내야 한다.
짐바브웨는 지난해 무가베 대통령의 생일잔치에도 120만 달러를 썼는데 올해는 금액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짐바브웨 국민은 끔찍한 경제난과 콜레라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짐바브웨는 공식적으로 2억3100만 %라는 천문학적인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인구 1200만 명 중 700만 명이 외국에서 보내준 구호식량으로 연명하고 있고 실업률은 94%에 이른다. 지난해 8월 이후 6만917명이 콜레라에 걸려 이 중 3397명이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호화잔치를 벌이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라고 서방국가의 한 외교관은 비난했다. 여당의 한 상원의원도 “수백만 명이 굶주리고 있는데 한 사람을 위해 모금을 할 수는 없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행사준비를 주도하고 있는 무가베 대통령의 조카 패트릭 주와오 씨는 “짐바브웨 국민에게 아프리카의 영웅이자 위대한 국가 지도자의 생일은 중요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