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링컨 탄생 200돌, 그가 오바마를 만났다면…

  • 입력 2009년 2월 11일 17시 19분


◆링컨 탄생 200주년

(박제균 앵커) 12일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 탄생 2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특히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가 흑인 노예해방을 선포했던 링컨 대통령의 리더십을 벤치마킹하면서 올해 탄생기념일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링컨 기념관이 있는 워싱턴과 켄터키 생가 등을 중심으로 링컨 대통령 추모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는데요. 워싱턴의 하태원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하 특파원, 미국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워싱턴 내셔널 몰의 서쪽 끝에 위치한 링컨 기념관에는 링컨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관람객들로 인신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1865년 링컨 전 대통령이 저격당한 장소인 포드극장은 2007년 5월부터 진행된 보수공사를 마치고 11일 재개관합니다. 16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포드극장은 1862년 노예해방 선언을 앞둔 그의 정치적, 역사적 고민과 결단의 과정을 그린 연극을 재개관 기념작으로 무대에 올립니다. 연간 700만명 이상이 찾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도 75회의 전시회 및 강연, 공연 등을 기획하고 있으며 링컨 전 대통령 탄생 기념 1달러짜리 은화와 기념우표도 등장 했습니다.

(박 앵커) 흑인 노예 해방을 선포한 링컨의 이상이 결실을 맺어 흑인 대통령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맞는 탄생 200주년이라 더욱 뜻 깊은 것 같습니다. 링컨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켄터키의 표정은 어떻습니까.

(하) 생가가 있는 중부의 작은 시골 마을인 켄터키주 하젠빌도 추모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젠빌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링컨 전 대통령이 태어난 오두막집은 참나무로 만든 단칸방으로 궁핍해던 유년시절의 생활을 짐작케 해 줍니다. 이곳은 1911년 국가사적지 및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생가 옆에 들어선 방문자센터에는 링컨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애독하던 1799년판 성경이 전시돼 있습니다.

(김앵커) 링컨 전 대통령이 미국 정치사에 어떤 영향을 남겼습니까.

(하) 미국 내에서 실시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링컨 전 대통령은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1860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남북전쟁이라는 심각한 내전을 치렀지만 분열위기에 처한 미합중국을 구해낸 영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링컨 전 대통령은 1862년 9월 역사적인 노예해방을 선언하면서 미국 내에서 흑인과 백인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링컨 전 대통령은 화해와 통합을 위해 생애를 바친 지도자로도 기억됩니다.

(박앵커) 1865년 암살당한 이후 그에 관한 책이 1만 6000권 이상이 나올 정도로 링컨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각별한데요. 링컨 전 대통령이 200년 동안 미국인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켄터키 하젠빌의 단칸방 오두막에서 태어나 촛불 아래에서 독학으로 자수성가한 뒤 변호사, 주 하원의원 등을 거쳐 누란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해낸 링컨 전 대통령의 삶은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이기도 합니다. 변호사가 되기 전까지 나룻배 사공에서부터 잡화점 점원, 측량기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단한 삶을 살아온 시골뜨기 청년이 만들어 낸 삶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입증해 준 셈입니다. 또한 예수의 수난일에 흉탄에 사망한 사실도 순교자로서의 이미지를 미국민들에게 각인시켜준 것으로 보입니다.

(김앵커)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 대통령과 링컨 전 대통령에게 닮은 점이 많다고들 하는데요.

(하) 변호사 출신에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으로 정치역정을 시작했고 평탄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낸 점 등 비슷한 인생의 궤적을 가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2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주의회 계단에서 대권도전 선언을 했고 취임식을 위해 필라델피아에서 기차로 워싱턴에 입성한 뒤 취임선서 역시 링컨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성경을 사용하는 등 지속적인 '링컨 동일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대권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기용,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레이 라후드 교통장관 등 공화당 인사의 과감한 중용도 링컨식 포용정치로 평가됩니다.

(박앵커) 링컨 전 대통령은 탁월한 웅변가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하) 1863년 11월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스버그 연설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연설중 하나로 꼽힙니다. 남북전쟁이 진행 중이던 당시 북부군은 게티스버그에서 막대한 희생자를 냈고 전세가 남부군의 우세로 쏠리면서 북부군 내에서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에 내분이 생기는 등 최대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게티스버스 묘지를 찾아 전사자들에게 참배한 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명연설로 단합을 이끌어 냈고 전세를 역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현재의 미국도 1863년처럼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링컨 탄생 200주년에 백악관의 주인이 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위기를 이겨내고 존경받는 지도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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