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영화로 유명해져 ‘토토로의 집’으로 불리던 도쿄의 목조주택이 14일 화재로 전소됐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화재는 이날 오전 2시 반경 발생해 실내가 거의 소실됐으며 지붕도 내려앉았다. 경찰은 건물 내 보안장치가 작동했고, 주택이 오랫동안 비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안에서 불을 사용할 사람이 없으리라는 점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달 11일 새벽에도 이 집 현관 옆 창문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토토로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인기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주인공. 1988년 제작된 이 만화는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자매가 숲 속에 사는 정령 토토로를 만나면서 벌이는 소소한 얘기를 담은 내용으로 2001년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토토로의 집’은 미야자키 감독이 마당에 장미 등 50여 종의 화초가 심어져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의 책에서 ‘토토로가 살 것 같은 그리운 집’으로 소개한 뒤 유명해졌다. 현지 주민들은 2007년 마지막 임차인이 이사를 간 뒤 다음 임차인이 없어 주택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보존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2010년까지 4억 엔가량을 투자해 ‘토토로의 집’을 공원으로 개축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을 진행해 왔다.
화재 소식에 주민들은 “너무 큰 충격”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