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장률 34년만에 최대폭 하락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6분


지난해 4분기 GDP 전분기대비 ―3.3%

일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3.3%를 기록했다고 내각부가 16일 발표했다.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12.7%로, 제1차 오일쇼크 영향을 받았던 1974년 1분기(―13.1%) 이후 34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연율 환산으로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하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

실질GDP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0년 장기 불황이 시작된 1993년과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됐던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일본 경제재정상은 이와 관련해 “2차 대전 후 최악이다. 전후 최대 경제위기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올 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되면 20조∼30조 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실질GDP는 27년 만의 최대 폭인 연율 ―3.8%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도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악인 연율 ―5.7%였다. 일본의 침체 폭이 미국과 유럽권을 훨씬 웃돈 것.

세계적인 경기후퇴로 일본 경제에서 비중이 큰 수출이 사상 최대 폭인 13.9% 감소한 영향이 컸다. 기업 설비투자도 5.3% 줄어들었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도 0.4% 줄었다. 자동차 등 고가품을 중심으로 소비위축이 확산됐다.

물가변동을 반영한 명목GDP는 전기 대비 1.7% 감소해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처음이다.

한편 작년 한 해 전체 실질GDP 성장률은 ―0.7%, 명목GDP는 ―1.6%를 기록했다. 각각 9년, 5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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