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치인 음주 실수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옐친, 술취해 회담 펑크… 군악대 즉흥 연주도

사르코지, G8정상회담 마치고 비틀비틀 눈총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직후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재무상이 보인 ‘횡설수설 회견’이 국제적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세계의 주요 정치인들이 음주 구설에 오른 적은 많다.

음주 실수와 관련해 대표적인 사람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다.

공식석상에서 술 취한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을 뿐 아니라 외국 방문길에도 술에 취해 국가적 망신을 초래한 적도 있다.

1994년 9월 아일랜드 순방길에 술에 취해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는 바람에 정상회담을 펑크 낸 적도 있다. 1994년 8월 독일 방문 때 베를린 시의 야외광장에서 군악대 환영 연주회에 참석해서는 흥에 취해 대뜸 악단을 지휘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1997년 스웨덴 방문길에는 “핵무기를 3분의 1로 감축하겠다”는 깜짝 발언으로 실무자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여 눈총을 받았다.

그가 “계단을 뛰어올라와 숨이 찼을 뿐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당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검색 수 1500만 건을 넘기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젊은 시절 술고래였다 종교에 귀의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특유의 ‘말실수’ 때문에 늘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한 코미디 프로그램은 그의 연설 장면을 느리게 재생해 마치 술에 취해 혀가 꼬부라진 듯한 동영상을 공개한 적도 있다.

이 밖에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2003년 야당의원 시절 술 실수로 곤욕을 치렀다. 호주의 초당적 옵서버 자격으로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했다가 스트립 클럽을 방문해 화를 자초했다. 그는 “술에 너무 취해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러시아 자유민주당 당수는 술에 취해 부시 전 대통령을 “빌어먹을 카우보이 녀석”이라고 욕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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