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인 시칠리아가 이탈리아 본토와 다리로 연결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25일 본토와 남서부 시칠리아 섬 사이 메시나 해협을 가로지르는 세계 최장 현수교(4km) 건설공사를 올해 착공한다고 밝혔다.
25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60억 유로(약 11조551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고속열차와 시간당 5000대 차량이 통행할 초대형 현수교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본토의 칼라브리아 주와 시칠리아 섬이 다리로 연결되면 여객선에만 의존하는 시칠리아 섬의 불편한 교통사정이 크게 개선돼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접근이 편리해져 관광이 활성화되는 등 시칠리아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건설비가 지나치게 많이 드는 데다 지진이 잦은 지역이라 다리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알테로 마테올리 기간산업 장관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리 건설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시칠리아 연결다리는 일찌감치 19세기 중반부터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기술적 어려움과 경제성 논란으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2001∼2006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재임 당시 추진되다가 이어 중도좌파 성향의 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집권하면서 무산됐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