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개 대형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 입력 2009년 2월 27일 02시 58분


4월말까지 완료… 부실 판단땐 6개월내 공적자금 투입

은행 국유화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19개 대형은행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25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4월 말까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완료해 자본 확충이 필요한데도 자본을 유치하지 못하는 은행들에 10월까지 우선주 형태로 공적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자본지원프로그램(CAP)을 개시했다며 스트레스 테스트 일정과 진행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자산이 1000억 달러가 넘는 19개 은행의 장부를 검토해 이들이 앞으로 2년 동안 얼마의 자본을 필요로 할지 파악할 계획이다. 재무부는 대상 은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체이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은행들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 적정성 여부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2% 감소, 실업률 8.4%, 주택가격 14% 하락’이라는 기본 시나리오와 ‘GDP 3.3% 감소, 실업률 8.9%, 주택가격 22% 하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은행들이 전체 대출금과 보유 유가증권에서 어느 정도의 손실을 내는지를 계산해 따지게 된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판명된 은행들은 6개월 내에 민간자본을 유치하거나 재무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아야 한다. 공적자금 지원은 ‘전환우선주’ 형태로 이뤄지며,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정부가 의결권을 갖게 된다. 보통주 전환은 자금 지원 이후 7년이 지나면 의무적으로 이뤄지며 이전에도 은행의 요청이 있으면 전환된다.

정부 지원을 받는 은행들은 자금사용 계획을 정부에 제출해야 하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에 제한을 받는다.

이날 재무부 발표에 대해 투자자들은 정부의 은행 국유화가 빠르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시기를 ‘자금 지원 후 7년’으로 정한 만큼 자금 지원을 받은 은행들이 경제 사정이 호전된 뒤 수익을 내 공적자금을 상환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편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은행 국유화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은행 지분을 ‘상당한 정도’ 확보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 주주지분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식의 전면적인 국유화는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스트레스 테스트:

은행들이 악화된 경제상황(스트레스)을 견딜 수 있을지를 보기 위해 경제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은행들이 입을 손실을 추산하고 은행의 위기 관리능력을 평가하는 것. 평가 결과에 따라 미국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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