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달러(약 80억 원)짜리 고급아파트에서 호화스러운 파티 열기, 유명 디자이너와의 점심식사 기회가 걸린 경매에 6만 달러 내기, 최고의 컵케이크 맛을 찾기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만들기, 화려한 외모와 패션에 신경 쓰기….
그는 실리콘밸리의 진지한 남성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인사다. 때로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마리사 메이어 부사장(33·사진) 이야기다.
하지만 겉모습만이 그의 전부는 아니다. 스탠퍼드대 석사 출신인 그는 구글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인물이다. 2일 뉴욕타임스는 ‘자유분방하고 멋지게 사는(live-out-loud)’ 메이어 부사장의 라이프스타일이 삶과 업무에 가져온 변화를 조명했다.
‘검색 및 사용자 경험’ 담당 부사장인 그는 1999년 구글에 입사한 초창기 멤버.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친구로 이들에게 직언도 할 수 있는 관계다. 당시 미래가 불확실한 작은 이 신생회사에서 그는 구글의 검색 기능과 디자인 분야에 주목했다. 이 작업에는 그의 개인적 취향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
하얀색 바탕에 빨강 파랑 노랑이 경쾌하게 섞여 있는 구글의 첫 페이지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이는 메이어 부사장이 자신의 옛 집에 장식돼 있던 유명 디자인 브랜드 ‘마리메코’의 제품에서 영감을 얻은 것. 그가 지금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고급아파트도 비슷한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다.
현재까지 그가 개발한 기능 및 상품은 100여 가지에 이른다. 이제는 메이어 부사장에게 최종 결재를 받지 않고는 어떤 웹페이지 디자인이나 색깔, 툴바도 새롭게 서비스할 수 없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그의 휴가가 ‘이직’으로 소문나면서 실리콘밸리 전체가 들썩였을 정도로 메이어 부사장은 주목의 대상이다.
구글의 조너선 로젠버그 수석 부사장은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촉매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