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소외 흑인-히스패닉 학생들 성적 크게 올라
오바마정부, 재인가 앞두고 ‘유지하되 수정’ 가닥
■ ‘한 아이도 포기하지 말고’ NCLB 교육개혁 7년
2001년 미국은 공화 민주 양당의 초당적인 지지로 교육개혁법안 ‘한 아이도 포기하지 말고(NCLB·No Child Left Behind)’를 통과시켰다. 시행 7년이 지난 올해 이번 국회에서 재인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교육계는 7년의 공과를 검증하는 토론이 활발하다. 전반적으로 공교육 질 향상이라는 목표 달성에 성공한 학교가 많이 나왔다.
○ 사회적 관심 이끌어내
2014년까지 매년 학력평가를 실시해 적정학력수준(AYP)을 넘기지 못하면 재정 삭감 등 각종 제재를 가한 결과 수준이 크게 올랐다. 뉴욕 주 초등학교 4년생의 경우 영어평가(2005년)에서 70%의 학생이 1999년 점수보다 22점이 향상됐다.
메릴랜드 주 노스글렌 초등학교 4년생의 경우 2003년 읽기·수학영역에서 우수등급학생이 각각 57%, 46%에서 2005년 82%, 84%로 급등했다. 조지아 주 초등학교 3년생 중 읽기 우수학생들은 2002년 47%에서 2004년 70%로 늘었다. 이 지역 학습부진이나 장애학생들 실력도 늘어 읽기 우수학생이 2002년 54%에서 2004년 80%로 늘었다.
마거릿 스펠링스 전 교육장관은 “법을 시행하기 전 미국 전체 주 가운데 절반만 학력평가를 했으나 지금은 모든 주에서 하기 때문에 학력차를 한눈에 알 수 있다”며 “특히 가난하고 소외됐던 학교들에 대한 교육 재정이 45%나 증가해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 초등학교간 편차 좁혀
2008 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읽기·수학영역에서 미국 내 ‘우수’ 등급을 받은 히스패닉·흑인 학생(초등학교 4년∼중 1년)은 25%였지만 2003년 30%, 2007년 33%로 올랐다. 비슷한 조건의 백인 학생들보다 성적이 더 우수하게 나온 비율도 2000년 23%에서 2007년 35%로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교 학생들의 학력편차가 단시간 내에 좁혀진 것으로 드러났다.
NCLB 법안이 시행될 경우 고교 자퇴율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미국 고교생 졸업률은 2000년 72% 수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아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 열등학교 살리기
‘NCLB’는 목표미달 학교의 경우 주정부가 학교경영진을 교체하는 차터스쿨(charter school)로 전환시키는 등 초강수 정책을 쓰고 있다. ‘베스트 7’으로 뽑힌 시카고의 알레인 록 초등학교의 경우 2005년 72%의 학생이 수학 읽기 과학에서 우수등급을 받아 인근 공립 초등학교 평균 31%, 전국 평균 69%보다 크게 높은 성과를 거뒀다.
○ 과제 및 부작용
교사 사기만 떨어뜨리고 성적 올리기에만 몰두했다는 비난도 있다.
비영리 싱크탱크 ‘미네소타 2020’연구소는 연방정부 기준이 너무 높아 2014년에 미네소타 주 97%의 공립학교가 ‘목표달성 실패학교’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일 “지원금을 늘리지 않고, 모든 것을 교사와 학교의 책임으로만 미루면 미국 교육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 교육부 수장을 맡은 안 덩컨 장관은 국회에서 “교육개혁이 공교육 강화에 큰 힘이 됐다”는 발언을 해 왔기 때문에 ‘유지하되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NCLB는::
학력 향상 위한 ‘낙오학생방지법’
2014년까지 ‘사는 지역이 학력차를 결정짓도록 하지 않겠다’는 목표로 주정부가 정한 수학, 언어, 과학 과목의 숙달표준에 도달할 것을 강제하는 법. ‘낙오학생방지법’이라고도 불린다. 전국고사(state test)를 실시한 뒤 목표 미달 학교에 대해서는 첫해 ‘요주의’, 2년 연속 실패하면 주정부의 기술적 지원과 학생의 전학 허용(학교선택권), 3년 연속 실패 학교는 학생의 방과 후 과외지도 지원, 5년 연속 실패하면 폐교 조치까지 내릴 수 있다. 워싱턴 교육개혁을 이끌고 있는 한국계 미셸 리의 초강수 개혁이 가능했던 것도 이 법안이 배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