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69·사진) 일본 교토(京都)산업대 교수가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일본 내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자유롭게 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8일 도쿄 메이지(明治)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일본의) 개헌파는 왜 헌법을 바꾸고 싶어하는가”라고 여러 번 질문한 뒤 “나는 물리학자다. 인과율에 따라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그들은 조문 불비(不備)를 말하지만 그게 아니고 9조가 있으면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즉, 자유롭게 무기를 사용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강연은 그 자신이 발기인으로 참석한 ‘9조 과학자 모임’의 발족 4주년 기념행사였다. 강연 말미에 그는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조짐을 봤을 때 인간으로서 무엇을 상상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이른 단계에서 전쟁으로 가는 길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헌법 9조는 ‘전쟁 및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는 내용의 제1항과 ‘육해공군 등 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국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2항으로 구성돼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