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제한않는 국가와
경쟁하려면 불가피한 조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지 않는 국가에 ‘탄소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은 이날 하원 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미국 기업들은 돈을 쓰고 있는데 다른 나라 기업들은 안 쓴다면 불공평하다”며 “그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뭔가 해야 하고 탄소관세 도입이 (그 일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 장관은 “탄소관세가 없다면 미국 기업들은 중국이나 인도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가 탄소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의 80%까지 낮추기 위해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입해 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 뉴딜’ 정책 추진과 닿아 있다. 탄소 배출 제한은 단기간에는 미국 기업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외국 기업과의 ‘불공정한 경쟁’을 방치할 경우 미국 기업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되고 그린 뉴딜 추진에도 차질이 우려돼 이번에 탄소관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이번 조치가 보호무역주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탄소관세 도입은 무역전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 다음 날 추 장관의 말이 나온 것은 ‘탄소관세=미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방어수단’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총동맹 산업별회의(AFL-CIO)를 비롯해 철강 전기 분야 노조들도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에 돈을 쓰지 않는 국가의 상품에는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태양전지 세계점유율 제고”
민관합동 전략보고서 채택
일본이 ‘태양광 발전’을 미래 성장엔진 카드로 꺼내 들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8일 샤프, 산요전기, 도쿄전력 등과 함께 준비한 ‘솔라 시스템 산업전략연구회’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 보급 확대와 기술개발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실리콘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정부계 금융기관 융자 등을 활용하게 하는 자금조달 방안과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태양열 전력을 전력회사가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구체적 방안이 들어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의 국내외 태양광발전 산업 규모가 2020년에는 현재의 10배인 최대 10조 엔으로, 고용규모도 1만2000명에서 11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태양광 발전의 보급 촉진을 통해 현재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태양전지 생산 점유율을 2020년에는 3분의 1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태양전지는 태양광 발전의 주요부품으로, 일본 기업이 세계 최초로 사업화했다. 하지만 유럽과 중국이 급속히 추격하면서 일본의 세계 점유율은 2005년 약 50%에서 2007년 25% 아래로 추락했다.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은 2007년에 3733MW로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 노후한 태양광 패널의 재활용 시스템을 만들고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면 녹지나 환경시설을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인정해 주는 등 지원책을 펴기로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가정의 태양광발전 도입량을 2020년에 현재의 10배, 2040년에는 40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